사과나무의 씨

깊은연못 2010-08-03 (화) 11:21 7년전 1108  

오래된 사과나무에서 무르익은 사과가 어린 사과나무 옆에 떨어졌다. 어린 사과나무는 무르익은 사과에게 말을 건넸다.



"안녕하세요, 사과님, 당신도 하루 빨리 썩어서 나처럼 싹을 틔워 나무로 자랐으면 좋겠군요."



그러자 익은 사과가 말했다.



"이 바보야. 썩는 게 좋으면 너나 썩으렴. 그래, 네 눈에는 내가 얼마나 빨갛고 곱고 단단하고 싱싱한지 뵈지도 않는다는 거니? 난 썩기 싫어, 즐겁게 살고 싶어."



"하지만 당신의 그 젊고 싱싱한 몸은 잠시 빌려 입은 옷에 불과해요. 거기에는 생명이 없어요. 당신은 아직 모르고 있지만, 생명은 오직 당신 안에 있는 씨 속에 있어요."



"씨는 무슨 씨가 있다는 거야, 바보같이!"

무르익은 사과는 그렇게 말하고 입을 다물어버렸다.



자기 내부에 영적인 생명이 깃들어 있음을 의식하지 못하고 그저 동물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도 이 무르익은 사과와 같다. 그러나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 사람도 사과와 마찬가지로 나이와 함께 시들어, 자신의 생명이라고 생각했던 육체가 쇠약해지면, 진실이 쉬지 않고 성장하는 씨앗과 같은 참된 생명의 존재가 더욱 더 확실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아예 처음부터, 언젠가는 사멸해버리는 생명이 아니라, 쉬지 않고 성장하며 소멸하는 일이 없는 생명에 의지하여 사는 편이 더 낫지 않을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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